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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상품

[기획]GSP, 10년간의 연구 1단계 - ①원예종자사업단

“외국산 품종 품질 따라잡아…자급률 향상 과제”
‘방울토마토’ 국산 종자 자급률 30→70% '성과'
‘대칸마루(양파)’‧‘킹스톤(토마토)’ 시장리드 기대

국제종자연맹(ISF)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전 세계 종자 시장의 규모는 449억 달러다. 이 거대 시장을 미국, 독일, 네덜란드, 일본, 중국 등 10개 나라의 다국적 기업이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종자 시장은 전 세계의 1% 수준인 4억 달러에 불과하다.

종자산업 기반이 취약할 경우 미래 고부가가치산업인 바이오·식품·제약 등의 타 산업에서 소외될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와 인구증가에 따른 식량안보에도 위협을 받을 위험성이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12년부터 종자산업 육성 정책으로 ‘골든시드프로젝트(GSP, Golden Seed Project)’를 발족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1단계, 2017년부터 2021년까지를 2단계로 나뉘어 추진되는 이 사업은 총 10년간 4911억 원을 투입해 진행된다. 올해 GSP 1단계 사업 마지막 연차를 맞아 원예종자사업단을 시작으로 식량·채소·종축·수산 총 5개 사업단과 GSP본부의 주요인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까지의 성과와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점검해본다. <편집자 주>

 

 

원예종자사업단…수입대체형 개발

‘골든시드프로젝트’의 목표는 크게 ‘수입 대체형 개발’과 ‘수출시장 개척형 개발’로 나뉜다. 수입대체형은 국산종자 자급율이 낮아서 재배품목의 종자를 거의 외국에서 수입해오는 품목을 말한다. 이때 지불하는 종자 값에는 흔히 말하는 ‘로열티’가 포함돼 있다. 이에 국산종자를 육종해 이 수입종자를 대체하자는 연구가 수입 대체형 개발이다. 현재 원예종자사업단은 ‘양배추, 양파, 토마토, 버섯, 백합, 감귤’ 총 6품목에 대해 수입 대체형 종자개발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노일섭 GSP원예종자사업단장(순천대)은 외국산 품종이 국내에 득세한 이유 중 하나로 “우리나라의 육종역사가 짧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노 단장은 “우리나라의 육종연구는 이승만 정권 때 우장춘 박사에 의해 처음 시작됐다. 그때의 성과로 현재 수박, 배추, 무, 고추 등은 국산품종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파프리카, 토마토, 양파 등 고부가 종자는 여전히 외국 의존도가 높다”며 “현재 GSP사업으로 육성하기로 한 품종은 155가지 품종에서 시장성과 기술성을 평가해 20개(원예작물 11개, 식량작물 3개, 축산 2개, 수산 4개)를 선별한 것”이라고 밝혔다.

 

‘토마토‧양파’ 국내 매출 견인

원예종자사업단은 30개의 민간종자기업, 10개의 정부기관, 16개의 대학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까지 총 553억 원이 투입됐다. 1단계 사업성과를 보면 원예종자사업단은 사업 시작 3차년도인 지난해까지 수출실적 약 1000만 불로 본래 목적의 70% 달성했고, 국내매출은 약 100억 원으로 목표를 초과달성했다.

수출실적은 목표에 미치지 못하지만 애초에 육성품목들이 크게 열세였던 것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수치다. 국내매출의 경우 토마토와 양파가 200% 이상 초과 달성해 국내목표매출액을 견인했다.

 

 

 

토마토, 수입품종 단기간 대체

토마토는 소과종(방울, 대추)과 대과종(핑크, 레드)으로 나뉘며, GSP연구가 시작되기 전에는 소과종만 국내시장의 30%를 차지하고, 대과종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했다. 현재 소과종의 경우 ‘미니찰’과 ‘TY센스Q’ 등 신품종이 시장의 70~80%를 차지하고 있고, 대과종 핑크계 킹스톤 등의 품종이 20~25%로 늘어났다. 이는 기존에 시장을 지배했던 수입품종을 이례적으로 단기간에 대체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노 단장은 “‘TY센스Q’는 기존 ‘미니찰’의 단점이었던 저장성과 저온착과성, 내병충성을 보완했고 특히 수입품종에 비해 황화잎마름병에 강했다. 이 월등한 장점은 이 신품종을 급속히 농민들에게 확산시켰다”고 설명했다.

 

양파, 자급률 50% 초과달성 기대

양파의 경우 2013년에는 수입이 80%, 국산이 20%에 불과했다. 수확시기 일주일 차이가 판매와 가격을 결정하는 조생종은 ‘싱싱볼’, ‘삼방초극’, ‘마파람’ 등이 개발됐으나 대비종인 일본의 ‘하마에미’보다 숙기가 빠르지 않다. 하지만 지금 개발된 품종들의 저장성만 확인되면 시장지배품종 ‘귀금’, ‘마루시노310’ 정도는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중생종 양파는 양파나라의 ‘콜라’가 ‘얼리세븐(일본)’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숙기, 맛, 식감, 내한성, 병저항성은 동등하고 수량성, 경도 등은 우월하다.

만생종 양파인 양파나라의 ‘대칸마루’는 시장지배품종이었던 ‘카타마루(일본)’보다 크기, 수량성, 구형, 균일도가 우월하고 숙기, 맛, 식감 등이 동등하다. 저장성만 확인되면 시장지배 품종으로 카타마루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마지막 해인 2021년 양파의 국내자급률 목표는 50%이나 이대로라면 초과달성도 가능해보인다.

 

 

 

“종자개발 뒤처지면 시장 빼앗겨”

원예종자사업단은 양배추 육종에도 성과를 거뒀다. 양배추 조생종은 아시아종묘의 ‘대박나’가 시장지배품종인 ‘오가네(일본)’와 맛, 무게, 크기 등 비슷한 품질을 따라잡았다. 그런데 최근 수입업체를 통해 시교(일본) 품종이 들어오면서 이 품종과 비슷하거나 능가하는 품종을 다시 개발할 필요성이 생겼다.  시교 품종은 크기, 무게 등에서 기존 ‘오가네’와 ‘대박나’ 보다 한수 위이다. 그러나 숙기가 1주일 정도 늦은 단점도 있다.

노 단장은 “종자시장은 개발에 뒤처지면 앞선다고 해도 언제든지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며 “꾸준히 종자를 개발·연구하는 산업기반이 민간차원에서 다져져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중생계 품종에서는 이제 막 GSP품종인 ‘조선팔도’와 ‘JS257’가 개발됐다. 이 품종들은 내한성과 균일도 등의 보완이 필요하지만 기존시장지배품종인 ‘YR호걸(일본)’에 비해 내병성, 크기, 숙기 등은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만생종 양배추의 국산종자는 일본품종인 ‘신올그린345’와 대비해 아직까지 내한성 및 수량성 면에서 다소 약세이다.

양배추는 지난해까지 약 700만 불 수출, 3억 원의 국내매출을 올려 각각 목표치에서 80% 이상을 달성했다. 원예종자사업단은 2021년까지 국내자급률 50% 달성, 수출은 2140만 불 달성을 목표로 중국 및 동서남아시아 등 기존 수출시장 유통망 확보를 넓혀나가고 러시아, 헝가리 등 유럽 및 중동시장을 집중 개척할 예정이다.

 

베트남 구근 생산기지 ‘가능성’

토마토, 양파, 양배추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면, 백합과 감귤은 진척이 미진하다.

우리나라는 네덜란드산 오리엔탈 품종 백합을 연간 2천 500만구를 수입해온다. 네덜란드의 백합품종은 세계최고 수준으로 현재의 유전자원 교배로는 더 이상 좋은 품종이 나올 수 없을 정도이다. 이에 따라 원예종자사업단은 오리엔탈, 종간잡종, 나팔나리, 분화용 등 총 33품종을 주력 육성하고 있다.

백합은 지난해까지 1억 원 이상의 국내매출을 올렸고 2021년까지 자급률 목표가 20%일 정도로 시장대체가 어렵지만, 베트남 달랏 지역에서 구근 생산을 진행하고 있어 새로운 소득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다. 베트남에서 구근 생산기간은 3년(자구에서 개화구까지)으로 한국보다 1년이 짧고 인건비·자재비도 한국의 1/3수준이다.

노 단장은 “베트남 달랏의 백합 생산 현황을 보면, 140ha에 생산량은 1억 본이다. 생산비 구성을 보면 구근 가격이 80%, 인건비가 10%, 시설비 및 기타가 10%이다. 이 구근을 네덜란드에서 전량 수입한다”며 “현지 유통되고 있는 구근의 품질은 중하품으로, 우리 품종의 구근을 현지서 생산해 판매한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귤, ‘만다린’ 품종 집중 육성

감귤종자의 국산자급률은 0.4%로 시장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현재 국내에 심어져 있는 감귤나무는 거의 다 일본품종인데, 품종보호기간이 지나 로열티 지불 의무는 없다. 하지만 2년 전 일본에서 조사를 나와 실태를 파악한 후 일본이 새로 개발한 감귤묘목부터 무단재배를 할 경우 제재하기로 했다.

노 단장은 이에 대해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얘기”라며 “나무도 늙으면 수량성이 떨어져 40~80년마다 교체해야 하는데, 결국 자기네 것을 사지 않겠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감귤은 육종기간이 최소 15~20년 정도로 매우 길고 수확연한이 온주밀감의 경우 40년 이상이어서 국내 품종의 보급률 확대가 매우 어렵다. 수확연한이 15∼20년으로 짧은 만다린계 품종을 중심으로 육성해 2021년까지 10% 이상 자급율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버섯, 고급화 틈새시장 공략해야

버섯은 균주로, 종자를 개발해도 다른 나라에서 복제를 해버리면 확실하게 어디서 개발한 품종이라는 것을 구분할 방법이 없다. 때문에 버섯 품종 개발은 국내시장을 목표로 한다. 버섯에는 원목재배형과 톱밥재배형이 있는데, 대부분 단가가 낮은 톱밥재배를 한다. 이 톱밥재배에 필요한 톱밥배지는 중국산으로 톱밥배지에 버섯이 심어져 들어온다.

노 단장은 “버섯품종을 육종하는 이유는 고급화 틈새시장을 노리는 전략 때문”이라며 “월등한 품종을 만들어 소비자가 선택하게 만들면 중국수입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단계 사업…‘민간·마케팅’ 중심

GSP사업을 통해 양파, 양배추 등에서 외국종자와 비슷한 수준의 국산종자가 만들어졌지만 최종 시장대체율 목표치는 토마토 70%를 제외한 50~10%로 낮은 편에 속한다. 좋은 국산 종자가 개발됐지만 농민들은 왜 이 종자를 당장 심지 않는 걸까?

노 단장은 “종자산업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품질 높은 종자육성과 함께 이를 보급할 영업‧유통 능력”이라며 “종자개발 이후 영업·마케팅 활동이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 국내종자기업이 외국종자기업와 경쟁하기가 어렵다. 외국종자회사들은 육종가와 광고영업이 따로 분리돼 있어 농민들한테 재배를 권하고 이후 발생하는 문제점 등을 관리해주는 등 종자 유통·마케팅노하우를 갖추고 있지만 국내종자회사들은 영세해 그렇지 못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1699개(채소 277) 국내종자회사들 중 종업원 수 10명 이상인 곳은 20여 곳에 불과해 민간 육종가 혼자 운영하거나 영업부서가 아예 없는 곳도 많다.

노 단장은 “규모가 작고 자금이 부족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에 대한 열의와 의지”라며 “이번 1단계 사업에서 1억 5000만 원을 지원받은 회사가 3억 원을 지원받은 회사보다 성과가 높은 경우도 있었다. 2단계부터는 공헌도가 낮은 연구과제나 연구자는 적극 배제하고 수출 및 수입대체 효과 극대화를 위해 민간업체를 중심으로 마케팅 강화를 과제로 사업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미 기자 smlee@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