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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질미·건식제분기’ 개발…‘쌀가루’ 활성화

공정단계 줄여 kg당 200~300원 원료절감
수요자 레시피 개발…RPC 등 유통망 확대

 

농촌진흥청은 지난 19일 ‘TOP5 융복합 프로젝트’ 출범을 통해 가공용 쌀가루 산업을 활성화시키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쌀 소비는 줄어드는 반면 각종 간편식과 가공식품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쌀의 구조적 재고 문제를 쌀가공식품 소비 활성화로 풀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진청은 쌀가루 전용 품종, 쌀가루 대량유통을 위한 가공기술 및 제분기, 다양한 쌀가공식품 레시피 등의 개발을 구체적인 과제로 선정했다.


건식 제분기계…원가 절감

가공용 쌀 수요는 2015년 기준 전체 쌀 생산량의 9.7%로, 해마다 약간의 증가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정체돼있다. 농진청은 쌀가공식품 소비확대가 어려운 점으로 높은 원가, 밀에 비해 나쁜 가공적성, 다양하지 못한 가공제품을 꼽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 TOP 5프로젝트에서는 ‘건식 쌀가루 제분기·전용 품종’ 개발을 추진한다. 지금까지 일반 미분업체에서는 수침 방식을 통한 습식 쌀가루를 만들어왔다.

습식 쌀가루란 쌀을 물에 담가 불린 다음 물기를 빼고 제분기에 넣어 나온 가루로, 떡을 만들 때 이용하는 가루로 생각하면 된다. 이에 반해 건식 쌀가루란 건조한 상태의 쌀의 그대로 가루로 만드는 것으로, 공정생략에 따라 생산비를 줄이고 환경오염물질 배출도 줄일 수 있다. 건식 쌀가루 방법을 쓰면 현재 kg당 500~600원인 가공비용을 200~300원으로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국립농업과학원에서 개발을 추진하는 건식 쌀가루 제분기는 핌밀 방식을 이용해 입자는 덜 고울 지라도 간단한 기계구조로 기계 구입비용을 낮추고, 특히 손상전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개발해 가공적성을 보완할 계획이다.


최종 목표…‘연질미’ 개발

쌀가루 산업 활성화를 위한 육종 측면의 목표는 밀가루 정도의 가공적성을 갖는 쌀 품종, 즉 ‘연질미’의 개발이다. 밀에 비해 단단한 쌀은 전용 기계와 공장이 따로 있어야 하며 공정이 복잡해 생산비용도 많이 든다. 밀만큼 부드러운 쌀 품종이 개발된다면 일반 밀가루 제분공장의 제분기로 쌀가루를 만들 수 있을 것이고 이는 쌀가루 생산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다.

국립식량과학원에서 개발한 ‘설갱’, ‘수원542호’ 등은 이런 연질미의 성격에 근접해있다. 이들 품종은 차별물성을 갖고 있어 기존 쌀 품종들보다 가공적성이 좋아 레시피 개발에도 용이하다.

장재기 식량원 중부작물부 연구관은 “밀가루의 경우는 수백 년의 연구를 통해 표준화·규격화된 레시피(요리법)가 개발되고 거기에 맞는 품종이 선발됐다”며 “현재 쌀가루는 빵을 만들더라도 업체마다 어떤 레시피를 쓰느냐에 따라 품종선택이 달라진다. 쌀가공식품에 맞는 레시피와 품종 개발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가공제품 개발

기존 쌀가루와 차별화된 새로운 쌀가루 개발로 선호될 만한 레시피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장 연구관은 “초기 쌀가공제품에 대한 소비자 설문조사를 보면 비싸고 맛이 없다는 평가가 있었다”며 “건강을 생각해서 샀지만 재구매율이 떨어진다는 거다. 최근에는 고아밀로 만든 쌀국수, 레시피가 보강된 쌀빵 등으로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쌀가공식품 시장 활성화를 견인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한 레시피 개발은 기존 연구자 중심에서 벗어나 수요자가 직접 참여해 단기간에 훌륭한 레시피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레시피는 가정용 간편식과 식품산업용으로 나뉜다.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제품으로는 팬케이크, 전, 튀김용 쌀가루 등이 있고 산업용의 경우 식품산업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제품을 중심으로 빵용, 과자, 주류 등이다. 농진청은 이중에서 맥주를 가장 가능성 높은 시장으로 보고 있다.

맥주는 현재 미국에서 밥쌀용 다음으로 많은 쌀 소비량을 보이는 품목이다. 대표적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 버드와이저가 쌀 전분을 이용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 맥주는 원료곡 소비가 소주 다음으로 많고 주류 중 유통량은 가장 많다. 현재 국내 맥주는 다양한 곡류의 전분을 이용하고 있는데, 원료채택에 있어 납득할만한 쌀의 품질·특성이 있다면 기업체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수요…품종·레시피 전력

쌀가루 산업 활성화에 있어 또 다른 문제는 유통이다. 유통단계를 줄여 비용 절약 할 수 있도록 건식제분기를 이용한 RPC의 참여도 고려해볼 수 있다. 품종만 개발된다면 대형제분회사도 참여해 쌀가루 시장을 개척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수요다.

장 연구관은 “지금은 수요의 시대이기 때문에 수요가 사업을 결정할 것”이라며 “대기업의 쌀가공식품 참여도 시장의 요구를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농진청에서는 수요 확대의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품종·기술·레시피에 전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상미 기자 smlee@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