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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육우

[시선집중] 한미 FTA 재협상 축산분야 쟁점

설 자리 잃은 한우업계 ‘FTA 재협상’ 절실
“낙농품 재협상 과제서 빠뜨리면 안돼”


설 자리 잃은 한우업계 ‘FTA 재협상’ 절실


미국 쇠고기 수입․김영란법… “희생양 강요” 울분

트럼프, 한국 정부에 특별공동위원회 개최 공식 통보

업계 “수출 발판 마련 기회 삼아야” 재협상 반겨



한미 FTA 수혜, 자동차 철강 등 몇몇 대기업에 집중

시장개방 속 매출하락에 시름…한우농가 4년만 ‘반토막’

‘세이프가드 기준’ 27만톤 대폭 낮춰 소비 보장해야


(한국농업신문=박희연 기자)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국내 한우업계는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무역대표부는 지난달 12일 미국 무역의 장벽을 제거하고 협정의 개정 필요성을 고려한다며 한미 FTA와 관련한 특별공동위원회를 열 것을 한국 정부에 공식 통보했다.

현재 한미 FTA 협정문에 따르면 한쪽이 공동위원회 특별 회담 개최 요구시 상대방은 원칙적으로 30일 이내에 응해야 한다.

이에 앞으로 양국간 재협상이 어떻게 이뤄질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전국한우협회는 “철강‧자동차 수출 대기업은 한미 FTA로 특혜를 받아온 반면 국내 축산업계는 희생양이 되어 큰 피해를 감내해야만 했다”며 재협상을 반기는 분위기다.

전국한우협회(회장 김홍길)와 낙농육우협회(회장 이승호)는 성명을 통해 “이번 한미 FTA 재협상을 국내 축산업계 안정화와 수출 발판 마련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엔 이득…농가는 희생양

참여정부 당시 농업인에 불리한 내용의 한미FTA 체결을 주도한 김현종 교수가 지난달 30일 통상교섭본부장에 임명됐다.

농업계는 김현종 본부장을 실패한 한미FTA 협상의 당사자로 지목하고 통상교섭본부장 임명을 결사적으로 반대했다. 지난 정부는 GDP 5.6% 상승과 신규 일자리 34만개 창출, 시장 개방으로 인한 국민후생 개선을 FTA 효과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었다. 그러나 FTA 수혜는 몇몇 재벌대기업들에게 국한됐을 뿐이다. 농민과 중소상공인은 시장개방 속 매출하락과 시름하고 있다.

한우업계는 FTA로 관세가 낮아진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 식탁을 빠르게 점령해 나가면서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농협 축산경제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한우 사육호수는 한미 FTA가 체결된 2012년 15만4000호에서 2016년 8만6000호로 거의 반토막났다.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전년 대비 46% 늘었으며 이에 따른 수입액도 29.1% 증가했다.

FTA 수혜를 얻은 자동차, 철강 등 대기업 뒤에서 희생을 강요당한 셈이다.

게다가 지난해 9월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으로 선물 가격에 상한선을 두면서 한우산업은 엎친데 덮친격이 됐다.



“쇠고기 자급률 50% 이상 유지해야”

전국한우협회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이번 재협상으로 지난 2008년 농업을 철저히 희생시킨 과오를 이 기회에 바로잡고, 쇠고기 자급률을 5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서의 주요 내용은 ▲쇠고기 세이프가드 기준을 종전 27만톤에서 최대한 낮춰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 조절로 국내산 쇠고기 소비활성화 보장 ▲15년간의 단계적 관세 철폐기간을 늘려 한우산업의 안정화 방안을 모색 ▲30개월 미만 수입 쇠고기 인증을 민간 차원이 아닌 국가 차원으로 확대 ▲광우병 재발생 시 검역 및 수입 중단 조치 취할 수 있도록 수입위생조건 강화 ▲한우도 미국 수출이 가능하도록 수입위생조건 체결 등이다.



미국 농업계, 개정 반대

한편 미국 농업계는 한미 FTA 개정 반대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로 미국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미국 농업계에서는 FTA로 커다란 이익을 봤다는 주장이다.

미국축산협회, 북미육류협회, 미국육류수출협회 등 미국 쇠고기 업계를 대표하는 3개 단체는 지난달 27일 공동 서한을 내 “한미 FTA의 근간을 흔들지 말라”고 요구했다.

미국산 쇠고기가 한미 FTA 덕분에 한국 쇠고기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한우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 두 정부의 입장이 다르고 또 국내에서도 각 산업마다 입장이 달라 앞으로 재협상 결과가 어찌될지 몹시 궁금하다”고 말했다.




“낙농품 재협상 과제서 빠뜨리면 안돼”


정부 “분유에 176% 고율관세 유지”

낙농가 “실상은 TRQ 배정, 매년 증량”

세이프가드 적용 대상서 낙농품 제외




낙농가들도 한우농가들 못지않은 큰 피해를 입었다.

정부는 FTA타결 당시 분유에 고율관세 176%를 유지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상 의무수입량을 배정하면서 낙농가에 고충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탈지, 전지, 연유에 대해 TRQ(의무수입량) 5000톤을 배정하면서 연한 설정 없이 매년 복리 3%로 증량한다는 유례없는 협상결과를 내놓았다.

치즈는 품목에 따라 10~15년에 걸쳐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또 TRQ 7000톤의 무관세쿼터를 허용하면서 매년 그 양을 3%씩 늘리기로 타결했다.

무관세쿼터는 정부가 허용한 일정 물량에 무관세(0%) 혜택을 주는 제도다. 이밖에도 우리 정부는 TRQ 설정으로 국내 낙농산업에 대한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면서 농산물세이프가드(ASG) 적용대상에서 낙농품을 제외했다.


미국 낙농업, 한국 시장서 비중 높아

국내 낙농업 시장에서 미국 낙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낙농정책연구소가 지난 4월 발표한 ‘한미 FTA와 낙농 과제’ 연구결과에 따르면 그동안의 유제품 수입은 점진적인 관세철폐 및 비관세할당(TRQ)의 증가에 따라 치즈를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해 왔다.

그 결과 원유로 환산한 우유․유제품의 자급률은 지난 2010년 65.3%에서 2016년 52.8%까지 하락했다.

특히 한국으로의 미국 치즈 수입은 지난 3년간(2011~2014) 연평균 26.1%의 빠른 증가 추세를 보였다.

위 연구에서는 “미국의 낙농정책은 과거에 비해 수출에 역점을 둔 공격적인 정책”이라며 “국내 낙농은 안정된 생산기반 유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으로부터 불리한 협상을 강요당한 한국은 유제품 재협상을 요구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



국내 낙농업 피해 최대 1170억원 추정

아울러 전상곤 경상대 교수 연구팀이 최근 낙농진흥회 의뢰로 진행한 ‘낙농·유가공산업 지속 발전을 위한 FTA 피해 및 영향 분석에 관한 연구’에서는 국내 낙농업계가 지난 2010년 타결한 FTA로 연평균 370억~1170억원의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추정됐다.

FTA로 수입 유제품 가격이 인하되면 쿼터를 초과하는 원유에 대한 농가 수취값이 떨어지는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1년 1ℓ당 600원이던 쿼터 초과 원유값은 2016년 100원으로 떨어졌다.



잘못된 낙농품 협상 바로잡아야

낙농가들은 “한미 FTA 낙농업 협상에 대해 재논의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낙농육우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한미 FTA 재협상 시 우리 정부가 낙농품에 대한 재협상을 미국 측에 강력히 제기해 잘못된 낙농품 협상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명서 주요 내용은 ▲분유 TRQ 복리증량에 대한 연한 설정 ▲TRQ 관리방식 변경(국내산 구매조건 등) ▲농산물세이프가드(ASG) 적용대상에 낙농품 포함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