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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농업계, 내년 설도 ‘대목’ 없다

김영란법 5만→10만원 선물 상한, 권익위서 부결
농업계 “농민들 피해 현실 너무 몰라…개정 재추진” 촉구
국회서 법 개정 서두를 조짐…자유한국당 8개법안 발의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농축수산물에 한해 선물 상한비용을 현재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리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김영란법(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국민권익위원회 전원위원회에서 부결되면서 농업계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의 화훼농가는 “선물 상한액 조정으로 김영란법 이후 급감한 매출이 연말, 연초 명절 대목에 어느 정도 만회될 것을 기대했는데 실망이 크다”고 토로했다.


5만원 이상의 상품을 팔아야 규모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과수농가와 인삼농가도 아쉬워했다.


한국인삼협회 정재춘 사무총장은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인삼 농가 매출이 30%나 줄었는데, 선물 상한액이 오르면 숨통이 좀 트일 것 같다"고 말했다.


충북 천안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김 모씨도 "5만원 이상 선물상자가 많이 나갈 것으로 기대했는데, 좋다가 말았다. 놀리는 것도 아니고..."라고 성토했다.


한국쌀전업농전남연합회 양동산 회장도 “우리나라 농산물의 전체적인 소비 촉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며 “권익위에서 농민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7일 전원위원회에서 공직자 등에 대한 선물한도를 농수축산물에 한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김영란법 시행령 개정안을 부결시켰다. 전체 위원 15명 중 12명이 표결에 참석해 찬성 6표, 반대 5표, 기권 1표로 과반을 얻지 못했다.


회의에서는 김영란법이 명시한 이른바 '3·5·10 규정(3만원 이하 식사·5만원 이하 선물·10원 이하 경조사비 허용)'에서 식사비 상한액은 3만원으로 유지하고 선물은 농축수산품에 한해 상한액을 5만원에서 10만원을 올리는 안건이 논의됐다. 농축수산물을 원료(50% 이상)로 하는 2차 가공품에 대해 10만원 상한을 적용하는 안건도 포함됐다.


애초 시행령 개정안은 전원위원회를 통과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지만 위원들은 대다수 국민이 과연 법개정을 원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특히 시행한 지 얼마 안 된 법을 바꾸는 것에 대해 반대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행령 개정안이 농축산업계에만 혜택을 줘 형평성 문제도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1년밖에 안 된 상황에서 아직은 후퇴할 이유가 없다”며 “이렇게 되면 어떤 법이 시행되어도 약간의 논란만 있으면 후퇴하는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노 원내대표는 “다시 검토하더라도 조금 더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시행령 개정하더라도 농축수산물에 대해서만 예외를 둔다면 형평성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강조했다.


선물 상한 조정 불발로 내년 설 이전에 개정된 김영란법을 적용, 농수축산인들의 어려움을 덜어주려던 정부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8월 권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김영란법의 효과를 분석하라고 지시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수정 필요성을 수차례 제기했고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도 농축수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김영란법 개정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날 “권익위의 독립적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김영란법 시행령 개정안이 권익위에서 부결된 만큼 국회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김영란법 개정과 관련해 8개 법안을 발의했고 현재 이완영 의원이 관련 TF(태스크포스)를 이끌고 있다.


한편 그간 10만원 상한조정도 실효성이 없다며 농축산물을 아예 제외해 달라고 주장해 왔던 한우업계는 이번 부결사태에 대해 권익위를 성토하고 나섰다.


전국한우협회 김홍길 회장은 “권익위 위원들이 김영란법으로 인한 지난 1년간의 농축산업 피해 현실을 너무 모른다”며 “위원들에게 현실을 올바르게 전달해 조기 시행령 개정을 추진, 내년 설 명절 국내 농축산물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