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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쌀은 절대 남아돌지 않는다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


1990년 우리 국민은 520만톤의 쌀을 소비하였지만 2012360만톤을 소비하는데 그쳐 식량으로써 쌀의 소비는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거의 유일하게 자급이 가능한 주요 식량 작물인 쌀의 소비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쌀값이 하락하고 쌀 농가의 소득이 감소하게 되고 벼 재배면적 또한 감소하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쌀의 생산은 줄어들 수밖에 없고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재해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생산이 어려워지면서 경우에 따라 심각한 쌀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과거에 주식인 쌀을 충분히 자급했음에도 현재 세계 1, 2위를 다투는 쌀 수입국이 된 필리핀의 예는 주곡 자급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


필리핀은 쌀 수출국이었으나 국내 쌀값을 안정화한다는 명분으로 값싼 수입쌀을 사들였다. WTO(세계무역기구)에서는 쌀 관세화를 유예 받았으나 연 200~300만톤의 쌀을 수입하여 서민 물가를 안정시킨 대가로 쌀농사는 크게 위축되었다.


2007~2008년 곡물파동으로 국제 쌀값이 2~3배 급등하자 필리핀의 식량사정은 크게 악화되었다. 쌀값이 폭등하자 수 만 명의 노동자들이 대통령궁 앞에 모여 정권퇴진을 요구했다.


놀란 필리핀 정부는 태국과 베트남에서 11달러를 주고 쌀을 수입하여 1/3 가격으로 빈민층에 판매했다. 이로 인해 필리핀 정부는 쌀 보조금이 10억달러가 넘어 국가 파산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주식의 자급을 게을리 했던 나라가 겪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우리나라는 밀수입 세계 7, 옥수수 수입 세계 3, 콩 수입 세계 9위의 식량수입 대국이다. 그럼에도 현재 쌀이 남아돈다는 인식은 국민들에게 우리나라의 식량사정이 매우 좋다는 착각을 불러와 식량생산을 게을리 하고 식량낭비 풍조가 만연한 사회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 역사를 돌이켜보면 쌀은 귀한 것이었으며 온 국민이 양껏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쌀 자급에 지나치게 안주하고 쌀이 남아돈다는 잘못된 인식을 버리고 급변하는 식생활 패턴에 대응해 미래를 준비하는 선진형 식량수급 정책을 이끌어내야 할 때다.


※본 칼럼은 이철호 이사장의 共저서 ‘선진국의 조건 식량자급’의 내용을 칼럼 형식으로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