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상남 국립식량과학원장 “쌀 산업은 식량자원의 근원이자 기반, 반드시 지켜야 해”
[인터뷰] 김상남 국립식량과학원장 “쌀 산업은 식량자원의 근원이자 기반, 반드시 지켜야 해”
  • 최정민 기자 cjm@newsfarm.co.kr
  • 승인 2020.08.0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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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작물 소비 확대 위한 기술 개발 총력
외래 품종 보급 단계적 축소…대체 국산 품종 적극 지원
디지털 첨단 융복합으로 식량작물 신가치 창출 목표

(한국농업신문=최정민 기자)"현재 우리의 쌀 산업은 수입 농산물과 가격 경쟁, 소비량 감소, 고령화, 이상기후 등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환경적 변화 역시 맞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이 쌀의 가치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움 속에서 빛을 발하는 우리 농업 그리고 그 중심의 쌀 산업 더 크게 발전시키고 지켜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등의 어려움 속에서도 쌀 농업은 물론 농업 전체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김상남 국립식량과학원장을 만나 앞으로의 농업 발전 방향과 더불어 쌀 산업 발전을 위한 방안을 들어봤다.

-7만여 쌀전업농회원들에게 인사를 전한다면.
쌀은 우리의 주식이자 농가의 주 소득원이며, 쌀 산업은 우리나라 식량자원의 근원이자 기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우리 쌀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자에게 고품질 쌀을 제공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계신 모든 쌀전업농회원 모두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의 농업은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식량과학원은 첨단 분야와의 기술 융·복합을 통해 우리 쌀 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 산업으로 발전해 갈 수 있도록 디지털 농업 연구에 더욱 힘쓸 것입니다.

-취임 100일이 지났는데,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지.
식량과학원은 디지털 첨단 융복합 기술개발을 통한 식량작물의 신가치 창출을 목표로 ▲4차 산업 기술과 융복합된 식량작물 혁신기술 개발 ▲자동화·정밀화된 식량과학기술 확산으로 생산·소비 혁신 강화 등의 비전을 설정하고, 식량원 연구사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디지털 기반 정밀 농업기술 개발, 작물 기능성 증진 및 품질 연구, 디지털 기반 첨단 육종기술 등의 3개의 연구협의체를 신설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식량과학기술 개발과 현장 보급 확대를 통해 식량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현장 밀착형 기술개발과 보급 ▲식량산업 분야 디지털 농업 ▲식량작물 분야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국민과 함께하는 기관화 효율적인 소통과 협력 강화 등을 설정하고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농업 구조가 변화하고 있는데, 식량과학원에서는 어떠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지.
식량과학원은 그동안 녹색혁명 달성의 주역으로 자존심과 긍지를 가지고 많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책부서, 산업체, 소비자, 현장 기술 보급분야 등 현장의 요구는 더욱 다양해지고 많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식량안보에 관련된 관심이 매우 높은 가운데 앞으로 기후변화, 국제적 여건 변화에 대응하여 식량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더욱 노력할 계획입니다. 

1970년대 86%에 달했던 국내 식량자급률은 현재 46.7%에 그치지 못하고 있으며, 쌀을 제외한 밀, 옥수수의 자급률은 각각 약 1%와 3%이고 사료용 곡물을 포함한 2018년도 국내 곡물자급률은 21.7%를 보이고 있습니다. 

해외 곡물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 곡물 유통망이 단절될 경우 수입 곡물을 활용하는 분야에서는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우리 식량과학원은 생산자·산업체·소비자 맞춤 신품종 개발 및 보급을 확대하고 식량작물 소비 촉진을 위한 가공기술 개발 및 기능성 물질 탐색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또 기후변화 및 시장개방 확대 등에 따른 식량 수급 불안정에 대비해 기후변화 대응 벼 안정생산 및 생리·생태 연구 등을 현재 진행하고 있습니다.

-‘식량작물 소비확대 위한 가공기술·기능성 신소재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진행 상황과 성과를 이야기 해본다면.
쌀 소비 확대를 위한 용도 다양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쌀 소비 감소에 대응한 가공산업 활성화가 중요한 과제입니다. 
밀, 육류 등의 소비 증가로 인해 밥쌀용 쌀 소비는 지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러한 부분은 소비 감소, 생산성 향상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쌀 수급불균형 심화 등의 문제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쌀 용도 다양화를 위한 가공용 품종육성 및 가공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식량과학원은 가공업체·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가공용 벼를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현재 제면용, 양조용, 쌀가루용 등 가공용 벼 21품종을 지난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육성했습니다. 

쌀가공산업과 관련해선 다양한 가공제품 및 건강·기능성 소재 개발을 목표로 하고 가공용 쌀을 활용한 쌀맥주, 쌀국수, 쌀빵 산업화에 나서고 있으며, 간편식 제조기술 및 가공제품 등을 업계와 공동으로 개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공용 고품질 원료곡 활용촉진 및 생산단지 조성을 위해 민·관 협의체 및 부서간 협업 통한 쌀가루 전용 품종 ‘가루미2’ 활용 촉진 및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한 초다수성 가곡적성 4품종을 약 17ha 면적에 육성했습니다.

-외래 품종 대체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벼 품종 개발과 관련해선.
현재 쌀은 주곡 작물임에도 불구하고 외래 품종이 75만7000ha 전체 면적에 약 10.3% 재배되고 있으며, 이중 추청 8.1%, 고시히카리 1.8%, 히토메보레 0.3%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외래 품종의 경우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재배되며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편입니다. 문제는 재배상 단점이 있는 외래 품종이 비싼 브랜드로 지속 유통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쌀 시장개방을 대비해 지난 2003년부터 최고품질의 품종 18품종을 개발하고 보급하고 있으며, 재배 면적은 매년 증가 추세로 지역별 대표 브랜드 쌀로 현재 정착되는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외래 품종 대체와 관련해 정책과 연계해 외래 품종의 종자 보급 및 공공비축미 수매를 단계적 축소하고, 종자 생산과 관련해 국내 육성 고품질 품종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또 농협 RPC와 연계해 최고품질 쌀 생산·유통 단지를 조성하고 수요자 대상 내·외부 행사 연계 최고품질 쌀 홍보 강화할 계획입니다.

-핵심 사업 중 하나로 노지 정밀농업 구현을 위한 디지털 기반 재배기술 개발이 있는데.
식량과학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노지 디지털농업 기반기술 개발은 ▲밭작물 영상분석 기반 메타데이터 구축 및 진단기술 개발 ▲지중관개시스템 활용성 향상을 위한 자동관비기술 개발 ▲밭작물 정밀재배 데이터 수집을 위한 테스트베드 구축 ▲블록체인기반 노지작물 생산·유통·관리 플랫폼 구축 시범사업 추진 ▲지역특화 노지 스마트 농업 시범사업 현장 기술지원 등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밭작물 영상분석 기반 메타데이터 구축 및 진단기술 개발은 드론을 이용해 수량예측 및 재배지역 추출 프로그램 개발, 콩 수분스트레스 진단용 센싱기반 영상분석기술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중관개시스템 활용성 향상을 위한 자동관비기술은 현재 개발 2년차로 ICT 기반 밭작물 지중 자동관비 및 공기주입 기술 개발과 관비시스템 양분 공급기준 설정 및 병해충 발생양상 조사 등으로 이뤄졌습니다. 

특히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지역특화 노지 스마트농업 시범 현장 기술지원 부분은 주산지 중심 지역특화 품목 노지 스마트화 추진을 목표로 현재 감자와 콩의 괴산, 사과 안동을 중심으로 총 예산 500억원을 투여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쌀 소비 감소, 코로나19, 이상기후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쌀전업농을 비롯한 농업인들을 위해 한 말씀.
현재 우리 쌀 산업은 수입 농산물과의 가격 경쟁, 소비 감소, 농촌의 고령화, 이상기후 등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또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는 우리 국민에게 농업·농촌의 중요성은 물론, 식량 주권과 식량자급률 유지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농업·농촌은 그동안 녹색혁명이나 새마을운동 등을 통해 수많은 역경과 도전을 정면으로 돌파하면서 발전해왔습니다. 비록 현재 우리 농업이 힘들지라도 전문 농업인들이 만들어온 대한민국 농업의 역사와 저력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지만 힘을 내어 주길 바랍니다. 그동안 오늘의 쌀 산업 발전에 일익을 담당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변함없는 역할을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우리 국립식량과학원도 어려움 극복에 동참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