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타작물재배 논콩 재배기술] 인터뷰 - 강범규 국립식량과학원 콩육종연구실 연구사
[논타작물재배 논콩 재배기술] 인터뷰 - 강범규 국립식량과학원 콩육종연구실 연구사
  • 김은진 기자 kej@newsfarm.co.kr
  • 승인 2023.05.1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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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에서 쉽게 잘 자라고 수확량 많이 나와야”
수율 높고 품질 우수…가공업체·소비자 도움
‘서리태’ 단점 보완 ‘청자5호’ 건강에 유익해

(한국농업신문=김은진 기자)콩의 재배기술과 품종의 개발은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밭작물개발과에서 담당하고 있다. 특히 쌀 적정생산과 콩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논콩의 관심이 커지면서 밭작물개발과의 콩육종연구실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친다. 

장류와 두부용 콩 품종 개발을 하고 있는 강범규 농업연구사는 “논에서 쉽게 잘 재배할 수 있고 수확량이 많이 나와 농업인에게 도움이 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두부나 장류로 가공했을 때 수율이 높고 품질이 우수해 가공업체와 소비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품종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연구사로부터 논콩 재배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 식량원에서 개발한 대표적인 논콩 품종은.
대표적인 논콩 품종에는 ‘선풍’, ‘대찬’, ‘장풍’, ‘선유2호’, ‘청자5호’ 등이 있습니다. 각각 2013년과 2014년에 개발된 ‘선풍’과 ‘대찬’은 밭 대비 비교적 습한 논에서도 잘 자라고 꼬투리 달림이 높으며 쉽게 쓰러지지 않아 콤바인 기계수확도 잘 됩니다. 수량성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서 기존에 주로 재배되던 ‘대원콩’을 대체해 대부분의 논에서 재배되고 있는 주요 품종입니다. 현재 콩 재배면적의 약 1/3정도 차지하고 있으며, 가파른 보급 확대가 예상됩니다.

추가적으로 2021년에 개발한 ‘장풍’은 꼬투리 달림이 20~30cm 정도로 매우 높아 콤바인 기계수확 시 손실이 적고 지면 가까운 침수가 나타났을 때도 꼬투리 달림에 영향을 받지 않아 피해를 회피할 수 있어 논에 적합한 품종입니다. 

다음으로는 논에서 밀-콩 이모작에 적합한 준조생종 ‘선유2호’입니다. ‘선유2호’는 성숙기가 10월 5일경으로 빨라, 늦어도 10월 15일 전에는 수확할 수 있어서 밀 파종 적기인 10월 중순과 겹치지 않습니다. 파종이 7월로 늦어지더라도 10월 중하순에는 수확이 가능합니다. 생육기간이 짧으면 수확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데, ‘선유2호’는 알맹이가 굵고 꼬투리가 쉽게 터지지 않아 높은 수량성을 나타내 밀-콩 이모작에 가장 적합한 품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검정 대립 녹자엽 특성의 ‘청자5호’입니다. 기존 ‘서리태’라고 불리던 검정색 녹자엽 콩은 병에 약하고 쉽게 쓰러지며 수량성이 낮았습니다. ‘청자5호’는 이러한 단점을 개량하고 기계화도 가능하며 수량성도 343kg/10a으로 매우 높은 편입니다. 또한 ‘청자5호’는 기능성 물질이 포함돼 실험을 통해 있어 비만과 대사증후군 예방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밝혀져 소비자들의 건강에도 유익한 품종입니다.

- 이모작으로 콩 재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앞서 품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안정적인 밀-콩 이모작 작부체계에 ‘선유2호’ 품종이 적합합니다. 하지만 꽃이 피고 꼬투리가 맺히는 시기가 빠르다 보니 병충해 방제가 중요하여 기존 만생종 콩 품종과는 재배방법이 달라져야 합니다. 그래서 식량원에서는 ‘선유2호’에 대한 현장실증시험을 강화하고 품종 재배법 리플렛 등을 제작해 5월 하순에 전국 농업기관 등에 보급할 계획입니다. 또한 급증하는 수요에 맞춰 품질이 높은 종자를 확대 생산할 수 있도록 종자생산기관과도 협의하고 있습니다.

- 밭콩과 차이점이 있다면 설명해주세요.
논과 밭의 가장 큰 차이는 토양입니다. 논의 토성은 점질이어서 물이 잘 빠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물이 잘 빠지지 않는 땅에서도 잘 자라고 병에 강해야 높은 수량성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콩의 논 재배는 벼를 대체하는 성격이다 보니 경제성이 높아야 합니다. 기계화가 가능해야 하고 수량성이 300kg/10a 이상 돼야 합니다. 기계화를 위해서는 꼬투리 달림이 높고 성숙기에는 쉽게 터지지 않고 쉽게 쓰러지지 않아야 합니다. 두부 등으로 만들었을 때 가공적성도 중요합니다. 즉, 내습성, 내병성, 기계화, 다수성, 품질과 가공적성 등 다양한 특성들이 종합적으로 갖춰져야 합니다.

- 앞으로의 논콩 개발에 대한 방향은.
습한 토양에서는 콩 역병이 잘 발생하는 편입니다. 현재 콩육종연구실에서는 국내 주요 논 콩 재배단지에서 수집한 역병균에 피해를 받지 않고 잘 자랄 수 있는 콩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해당 역병균 저항성 유전자를 탐색하고 선발 기술을 개발해 역병 저항성이 향상된 품종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기본적으로 내재해, 내병성, 기계화, 가공적성이 향상되고 수량성이 더욱 높아진 품종을 개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