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후변화, 식량위기 그리고 농업 ③] 간단 관개, 작기 이동 등 벼 재배기술 개발 보급해야
[기획-기후변화, 식량위기 그리고 농업 ③] 간단 관개, 작기 이동 등 벼 재배기술 개발 보급해야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0.09.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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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기술 활용 탄소절감 등 기후변화 위기 대응
대응기술 도입 위한 인식 제고 필요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농림축산식품 주요통계(2019)에 따르면, 30년 전과 비교했을 때 한반도의 기후온난화 진행으로 연평균 기온이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한반도의 폭염일수도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

이처럼 한반도에 발생하는 기후변화가 기후에 많은 부분 의존하는 농업에 상당한 영향력을 주는 가운데 이상기후로 인한 기상재해 증가는 농업분야와 농촌지역의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 이에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변화 대응정책에 대한 농업분야의 현장 요구도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기후변화 대비한 벼 재배기술

국내에서 단일 품목으로 가장 많은 재배면적을 가지고 있는 벼의 경우 재배기술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책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벼를 재배하는 논에서는 작기 중 물관리 방법에 따라 메탄가스 배출량이 달라지는데, 간단관개(중간물떼기)를 적용하면 상시담수 대비 약 40%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발생한다. 

간단관개는 벼 생육기간에 1회(이앙 후 30일부터 10일간) 또는 2회(이앙 후 30일부터 10일간과 이삭 패기 전 35일 전부터 10일간) 이상 논의 물을 배수해 논을 말리는 방법을 말한다.

간단관개는 온실가스 감축효과와 더불어 벼의 품질 향상, 뿌리의 활력 유지, 도복 저항성 증대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87.3%의 농가가 간단관개를 실천하고 있다. 

논물얕게대기 또한 간단관개 대비 약 39.7%의 온실가스 저감효과가 있다. 논물얕게대기는 생육 후기 완전물떼기를 제외한 전 생육기간 동안 2~3㎝ 담수 깊이까지 논물을 유지하는 관리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농업용수도 절감할 수 있으나, 유기물을 시용하지 않은 면적에서만 적용할 수 있다.

더불어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논 무경운 재배가 토양의 아산화질소와 논의 메탄 배출을 감소시키고 토양 내 유기탄소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어 기후변화 완화수단 중 하나로 언급되고 있다.

이 밖에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농업의 수단에는 벼농사의 경우 벼 작기 이동, 신품종 도입 등이 있다. 

벼 작기 이동은 기후변화에 대응해 벼 이앙시기를 조절하는 것으로, 수량이 증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이앙시기 조절이라는 새로운 기술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신품종 도입의 경우는 정부에서 식량작물을 대상으로 고온 등숙, 도복 등에 대응하는 품종과 도열병 등 내병성 품종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벼농사에서 간단관개는 상시담수 대비 약 40%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다.

기술 도입 동의하나, 생산성 하락 우려

농경연의 ‘신기후체제에 따른 농축산식품부문 영향과 대응전략’ 보고서에서는 벼 농가를 대상으로 간단관개, 무경운, 벼 이앙시기 조절, 신품종 보급 등 기후변화 관련 재배기술 도입의향을 조사했다. 

응답자의 89.8%는 간단관개 기술을 도입할 의향이 있었으며, 그다음으로는 신품종 도입(74.3%), 벼 이앙시기 조절(48.2%)의 순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그러나 관련 기술 도입을 꺼리는 경향도 나타났는데, 조사대상 벼 농가의 기후변화에 대응한 농업기술 도입의향이 없는 가장 큰 이유로는 모든 기술에서 ‘생산성 하락’을 우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 농업기술에 대해서 ‘기술 도입 시 오히려 수량이 감소할 것 같다’는 응답이 60%를 훌쩍 넘었다. 

한편, 기후변화가 농업생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질문한 결과, 다수의 농가에서 높은 비율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에 견주어 보면 기후변화가 농업에 주는 영향을 대부분 인지하고 있지만, 수량이 감소하는 등 생산성의 문제로 인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워하는 셈이다.

농경연 관계자는 “농가가 기후변화와 관련된 정보를 얻는 경로는 대부분 TV교양 프로그램이었다”며, “이와 같은 매체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기술 도입에 대한 농가들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농가수용성을 늘리기 위한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